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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3학년 그림일기

Relationship



중딩 고딩시절. 친구들이 그 어떤 것보다도 소중했던 그때. 서로 이런 질문을 했던 적이 있다. 

"진짜 친한친구의 조건이 머라고 생각해?"


저마다 대답들이 달랐다. 

"내가 위급했을 때 언제든지 바로 달려와주는 친구"

"내 속 이야기를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친구"

"내 비밀을 많이 알고 있는 친구"

"힘들때 잘 도와주는 친구"


그 때 난 이렇게 답했었다. "함께 시간을 오래 보낸 친구"

그리고 이렇게 꽤 살아오면서 계속해서 컨펌을 받는다. 


사실 위급했을 때 나만 생각하면서 다 뒤로하고 달려와주는 것이 눈물나게 고맙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서 관계에 흠이 가지 않는다. 상황에 따라 그럴 수도 있다는 걸 살다보니 알겠다. 

내 속이야기를 편안하게 할 수 있다는 건 시간을 많이 보냈다는 증거다. 

결국은 오랜 시간을 옆에서 함께 하는 것만큼 서로를 알아가는 게 좋은 방법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어제 오랜만에 산호세에서 친한 언니랑 동생이 왔었다. 

거의 8개월 만에 만나서는 이런저런 이야기하고 옛날 이야기도 하는데 굵든 얇든 길게 관계를 가져가는게 힘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ㅋㅋ 


이들. 나와함께한 시간이 벌써 10년. 15년이 훌쩍 넘었다. 

중딩시절부터 한 교회에서 자라고, 대학부에서 함께 섬기며 이런 저런 일들을 딱 옆에붙어서 겪진 않았지만,

친하지 않을 때도 서로가 어떻게 지낸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런 시간들이 쌓여서 촘촘히 관계에 녹아있다. 


가끔 관계에서 어려워할 때가 있다. 어려운 이유는 대부분 내 욕심. 기대 때문이다. 

어제 언니가 그랬다. "너는 사람한테 기대를 많이 해서 다칠 것 같을 때가 있어. 

근데 넌 감정에 치우치는데 감정에 치우치지 않는것 같아."

참 말도 안되는 문장이지만. 어떤 말인지 알아서 참 고마웠다. 


늘 그런 감정들이 다가와 힘들어하지만 결국은 표출하거나 극단으로 가지 않고, 

내 마음속에서 휘몰아치다가 결국은 올바른 방법으로 해결한다는 칭찬과 동시에 너무 힘들어하지 말라는 위로였다.  


관계에 있어서 확실하게 알게 된 것이 하나 있다. 

결국 모든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와 하나님과의 관계라는 것이다. 

관계에서 문제가 생기고 아픈 일이 있다면 일단 나와 하나님과의 관계를 점검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나와 하나님과의 관계가 친밀하다면 내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가 어긋날 수가 없다. 백프로다. 


결국 나의 불안정함이 상대를 내 마음상태와 똑같이 바라보게 만들어 오해를 만들고. 

그 오해가 상처가 되고 나의 상처가 상대에게 전달되어 또다른 상처를 만들어낸다. 


설령 상대가 나쁜 마음일지라도 유연하게 받을 수 있는 마음밭이 있다면 사랑할수 있다. 

그것이 바로 하나님 안에서 바로 서있고 하나님이 기본이 된 마음일 때 가능한 것 같다. 


지식과 실전은 늘 다른. 그러기에 여전히 늘 숙제인 "관계".

내 안에서 바르게 자리잡아 흔들리지 않는. 변함없으시고 신실하신 하나님 안에서 건강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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