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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3학년 그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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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에이 지각쟁이 여름 9월 중순에서 말로 넘어가는 이 시기. 한국이나 뉴저지를 생각하면, 무더위에 지쳐있다가 선선해지면서 예쁜 단풍들이 하나둘씩 뽑내기 시작하던 때라고 기억한다. 엘에이에서 처음 맞는 여름.지난 주 딱 9월 중순인 시점에 여기 날씨는 100도였다. OTL그날 너무 더워서 산불까지 났다. 원래 엘에이 날씨는 이러냐며 마구 불만을 토로할 때."여기 여름이 좀 늦게 와서 늦게 가나봐" 그러고 보니 이번 여름 좀 늦게 더워졌다. 정확히는 기억 안나지만 여름이 반이지나가는 데 괜찮다고 생각했다.역시 그래서 서부 날씨가 최고라는 구나. 하면서. 늦게와도 좀 시즌에 맞춰서 제때 가주면 안되나. 지각쟁이 엘에이 여름. 라스베가스보다 엘에이가 더 덥다는건 미.친.거.다. OTL몇주전에 라스베가스 놀러갔다왔는데 그때만큼 더웠다..
떠나는 사람 vs 떠나보내는 사람 요즘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으로 가는 사람들. 타주로 가는 사람들. 나도 뉴저지에서 이곳으로 떠나온지 10개월여가 됐다. 예전에 친한 언니를 타주로 떠나보내며 그런 생각을 했었다. 둘다 아쉬운건 마찬가지지만 떠나는 사람이 더 힘들까 아님 떠나보내는 사람이 더 힘들까? 나의 경우에는 떠나보내는 것이 훨씬 더 힘들다. 특히 거의 매일보던 사람이 갑자기 없어지면 더더욱 힘들다. 항상 있던 곳에 그 사람이 없고, 먼가 함께 공감해주고 이야기해야 할 것같은데 없으면 상실감이 큰것 같다. 반면에 떠난 사람은 일단 그 새로운 곳에 적응하는데 대부분의 에너지를 쓴다. 물론 중간중간 떠나온 곳에 대한 그리움을 떠올리고 아쉬워하지만, 새로운 곳에 적응하는 것은 정신없음도 동반한다. ㅋㅋㅋ 그리고 서서히 혼자 지내는게..
사람은 사랑해야 할 대상이지 믿고 의지할 대상이 아니다. 난 아주 자주 이런 실수를 많이 한다.사람한테 기대고 실망하고 떠나고 또 사람한테 의지하고 실망하고 떠나고. 얼마전 누가 해준 말인데 참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있다."사람은 사랑해야 할 대상이지 믿고 의지해야 할 대상이 아니예요."이 이야기를 듣고는 괜히 눈물이 났다. 사실 뭐 최근에 사람한테 상처 받거나 했던 적은 없지만,여전히 남아있는 습관들의 잔재에 상처들의 흉터에 완전해지지는 않았나보다. 왜 자꾸 나한테만 상대방을 이해하라고 하시고 날 이해해주는 사람은 없는지 억울했다.우리가 믿고 의지해야 하는 분은 하나님시고, 나를 이해해주시는 분은 하나님 한분이면 충분하다. 사람을 사랑하는 일도 내가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으로 사랑하는 거다.나 또한 부족하고 매일 넘어지는데 어떻게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사랑도 ..
욕구불만 요즘 속도 계속 안좋고, 뭘해도 신나지 않는다. 처음엔 막 들뜨다가도 막상 그 일이 다가오면 그냥 시큰둥하다. 늘 똑같은 곳 늘 같은 사람들 늘 같은 상황 속에 있다.엘에이에 온지 이제 반년이 지나갔는데 벌써 지겨워하는 건가? 딱히 여행이 가고 싶은 것도 아니다.맛있는 걸 먹고 싶은건 더더욱 아니다. 해결책이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 그게 문제다. 요즘 각지로 흩어지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한국으로 완전히 돌아가는 사람.잠깐 한국으로 놀러간 사람.뉴욕으로 떠나는 사람. 또다른 타지로 떠나는 이들.여름을 맞아 놀러가는 사람들. 예전같으면 많이 동요가 됐을 내 마음은 그냥 덤덤하다. 어쩌면 몸이 너무 축축 쳐지고 건강하지 못해서 감정까지 몸한테 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운동이 하고 싶은데 하고 싶지 않다. 시..
빠른 생일들도 억울하다. 난 빠른 생일이다. 1월 생. 그래서 학교를 일찍 들어갔다. 요즘엔 선택적이라고 하지만 예전엔 거의 다 1,2월 생들은 학교를 일찍 들어갔다. 나이를 살며시 밝혀보자면, 빠른 83이다. 82년생들과 친구고, 난 명백한 01학번이다. 가끔, 특히나 미국에 와서 참 불편하다.한국에서 친구먹는 사람들에게 "언니", "오빠"라고 해야 하고, 내가 동생들이라고 부르던 이들과 친구를 먹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우리 빠른 생일들도 억울하다. 우리가 머 1,2월에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났나? 학교 일찍 가고 싶어서 갔나?맨날 빠른이라고 말하면 그런게 어딨냐는둥 그냥 하라는 둥 먼 잔소리가 그렇게 많은지.입장 바꿔서 생각해봐라. 친구 먹는 이들에게 언니라고 불러야 하고, 동생먹는 애들한테 반말이 듣고 싶은지.우리도 헷갈..
답답.억울 며칠째 마음이 답답하고 무겁다.뭐지? 되물어도 시원한 답이 안나온다. 어떤 것을 해도 신나지 않는다. 자꾸 누른다. 뭔가를 해도 도망(?) 다니는 느낌이다. 점점 멍~해지는 것에 익숙해지고 있다. 한동안은 마음에 화가 참 많이 있었다. 그것이 잘 다스려졌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상태로는 그냥 무관심하고 있는 느낌이다. 스물스물 '억울함'의 문제도 해결이 되지 않는다.몇주 전, 처음 억울함을 하나님께 토로했을 때와 달라지지 않았다. 눈에 보기에는 너무 달라보이지만 그 순간에도 하나님은 공평하시다. 알고 있는데 막연하게 알고 있다.무엇을 말씀하려고 하시는 건지. 지금 내가 어떤 반응으로 나아가야할지 잘모르겠다. 말로 이야기 하면 참 쉬운데 그게 내 마음으로 그리고 행동으로 옮겨지기가 너무 어렵다. 이런 상태가 ..
키다리 아저씨 캘리에 오면서 참 좋은 사람들을 많이 붙여주셨다.그 중에서도 나에겐 키다리 아저씨가 있다. 처음엔 강한 경상도 말투에 조금 무서웠지만 몇번 이야기 해보고 정말 따뜻한 마음이 전해졌다.키다리 아저씨는 매번 아주 밝은 웃음으로 날 대해 주신다. 그리고 말을 안해도 가끔 필요한 것들을 한아름 갖다주신다.타이어가 터졌을 때도 "그럴 때 전화해. 바보야."라고 하셨다. 뭘 여쭤보면 그냥 대충 대답한 것처럼 느끼지만 나중에 보면 다 알아봐주신다.얼마 전에는 과자 한상자를 들고 오셔서 "아무도 주지 말고 니만 먹어라!"하시고 가셨다.정말 "나만" 먹을거다. 부탁을 자주하거나 뭘 자주 여쭤보진 않지만 정말 모르겠거나 쉽게 아실 수 있는 것 같은걸 질문한다. 오늘은 집대문 방충망에 대해 여쭤봤다. 오늘도 그냥 뭐 그게 ..
얼기설기 마음속 온통 마음이 꼬여있다. 대충 뭐때문인지 짐작은 가지만 진짜 이유가 그것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뭔말인지...-_-;;)나 자신에 대해 알아갈수록 실망스럽다. 하나님이 만져주셔야지만 된다는 것을 조금씩 인정하기 시작한다. 난 스스로 절대 깨끗해질 수 없다. 오직 예수그리스도의 보혈의 피로만 우리가 깨끗해질 수 있다. 근데 그걸 깨닫게 되면서 나자신과 마주할수록 견딜 수가 없다. 그리고 화도 난다. 고쳐진듯 다시 옛모습들이 나올때 소름까지 돋는다. 스스로 타협하고 스스로 깨끗한 척 하고 있었던 시간들이 아직도 '욱'한다.이런거다. "내가 멀 그렇게 잘못살았냐?" "난 적어도 하지 말라고 한건 안했다 머.""다른 사람 위해서 이렇게도 했는데 왜 결국 나만 힘들어?" 차라리 해버렸으면 마음에 남지않고 잘못했다고..